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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렇게 표국들의 집단이 형성되어 있으니 집표로 근동 또한 천중로의 중심부와 다름없이 늘 번잡할 수밖에 없다.
표사들과 쟁자수들은 물론 상인들이 드나들고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도 뻔질나게 드나드는 것이 당연했다.
오늘은 이상한 날이었다. 드나드는 사람들의 수도 확연하게 적었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 또한 급하고 무거웠다. 특히나
천중로를 가로막듯이 서있는 남포현 제일의 표국 용문수로표국의 대문 앞은 기둥을 대신한 두 마리 청룡들만이 외로움을 드러낼
뿐 지나가는 이 하나 없어,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활짝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늘 표물로 가득 차 있던 넓은 청석 마당은 수레 하나도 없어 썰렁하고,
종복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넓은 마당을 놓아두고 죄지은 사람마냥 고개를 숙인 채 담벼락을 따라 걷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제룡당(制龍堂) 앞에는 청의무복 차림의 중장년인들과 표사복 차림의 사내들 일곱이 오직 대문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서있었고, 제룡당의 대청에는 검은 색 화복 단삼 차림의 초로인이 오락가락하다가 가끔씩 대문을 바라볼 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초로인은 다시 한번 대문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가로젓고서 다시 대청을 오가기 시작했다. 뒷짐을 진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오락가락 하다가 그마저도 초조함을 달래주지 않는다는 듯 오른손 주먹으로 왼손바닥을 계속해서 후려쳤다.
그때 대청 아래쪽에서 초조한 눈빛으로 대문을 바라보고 있던 청의 무복 중년인이 초로인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국주님! 저기.”
초로인, 용문수로표국주 곽자렴은 황급히 대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곧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허! 가장 늦게 오기를 바랐던 이들이 먼저 오는군. 되는 일이 없어.”
곽자렴은 대청을 내려서며 말했다.
“내당에 손님 오셨다 이르고 재물당주(財物堂主)에게 대기하라 이르게.”
표사 한 사람이 급히 제룡당의 우측으로 달려가는 동안, 곽자렴은 청의무복 중, 장년인 셋을 이끌고 대문을 향해 걸었다.
활짝 열린 대문으로 막 세 필의 준마(俊馬)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이십대 후반이나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견무복 차림의
준수한 사내가 가운데서 앞서고 흑의무복 차림의 중년인 두 사람이 그의 뒤쪽 좌우에서 보조를 맞추며 따라오고 있었다.
그들은 마중 나오는 곽자렴 등을 확인하고 말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제룡당 앞에 뒤쳐져 있던 표사 세 사람이 급히 달려가
말고삐를 넘겨받자 사내와 두 중년인들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곽자렴 등에게로 다가갔다.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곽자렴 등이 먼저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어서 오시오. 운대공자(雲大公子).”
사내가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국주님.”
곽자렴은 눈을 감고 싶었다. 예의에 어긋남은 없으나 말 속에 성의(誠意)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칼바람이 스치는 듯한
한기마저 느껴졌다.
아무리 사내가 사천의 동북지역을 대표하는 천북제일무가(川北第一武家) 운가의 대공자라지만 곽자렴 또한 작으나마 일문의 수장,
평소라면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지금 곽자렴의 입장은 그것을 따질 형편이 아니었다. 외려 운가의 대공자
운녹산(雲綠山)이 숙이라면 땅에 이마를 댈 수밖에 없으리라.
곽자렴은, 한번 웃으면 남포현의 기녀들이 속곳 바람으로 달려들 것 같이 준수한 사내 운녹산의 얼굴에서 감도는 한기를
외면하며, 몸을 비틀어 제룡당으로 손을 뻗었다.
“들어가십시다.”
운녹산은 곽자렴에게 고개를 까닥이고서 앞서 걸었다. 곽자렴은 할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라야만 했다.
뒤에서 보고 있던 청의무복의 중, 장년인 셋이 거의 동시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순간 운녹산과 동행한 두 중년인들이 그들을
차갑게 노려보다가 말없이 운녹산의 뒤를 좇았다.
표국의 외양에서 느껴지는 을씨년스러움과는 달리, 제룡당 접객방의 분위기는 단아하고 고풍스러웠다. 방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가구며 분재며 그림이며 글씨 하나하나까지 어느 하나 예사로운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중년인들을 뒤에 서있게
하고 홀로 앉은 운녹산은 그 어디에도 눈을 두려하지 않고 그저 싸늘한 기운만 흘릴 따름이었다.
그의 맞은편에 앉은 곽자렴은 등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느끼며 혹시라도 얼굴에서는 식은땀이 흐르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 된 것입니까, 국주님?”
운녹산이 서늘한 눈빛으로 곽자렴을 직시하며 물었다. 곽자렴은 차마 한성처럼 차갑게 반짝이는 그의 눈을 마주 응시할 수
없었다. 평소라면 그놈 참 잘 생겼다며 구석구석 뜯어볼만도 했지만, 지금의 곽자렴은 당황하여 품속을 뒤질 뿐이었다.
한참을 꼼지락대다가 겨우 손수건을 찾아낸 곽자렴이 땀으로 번들거리는 이마를 훔치며 말했다.
“아직은 귀가의 표물을 실은 용문비선 일호가 사라졌다는 것 말고는 그리 아는 것이 없소이다. 허나---.”
“성의가 없으시군요.”
운녹산이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차갑게 곽자렴의 말을 끊었다.
“성의가 없다?”
곽자렴은 운녹산의 말을 되풀이하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남에게, 그것도 새파랗게 젊은 후배에게 들어야 할 말이 아니었다.
곽자렴은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사천 물산의 흐름을 유심히 살피다가 삼협운송이 곧 성공의 열쇄임을 찾아내어 지난 삼십 년
간을 쉬지 않고 일했었다. 그 결과로 오늘날의 용문수로표국이 사천 이대 표국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었다.
표국과 관계된 것이라면 말 못하는 용문비선의 돛대마저도 그의 손에서 윤이 날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성의 없다.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 결코 들을 일이 없는 말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변할 수 없는 입장이 되어버린 곽자렴의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아실 터. 이미 본가에 도착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모르신다? 성의 없다는 제 말이
지나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만.”
다시 이어진 운녹산의 말에 곽자렴은 한숨을 내쉬는 것 말고는 달리 대응할 방도가 없었다. 차라리 천금을 들여 보상해 줄
수만 있다면 자신의 눈앞에 앉아서 건방 떠는 젊은 놈에게 호통을 쳐보리라. 그러나 불행하게도 운가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물건은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백련정강(百鍊精剛)으로 만든 철검 이백자루!
병기에 대해서 웬만큼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일이었다. 신병(神兵)이라 소문난 절검(絶劍)이 아닌 이상, 상질의
검이라 하더라도 그 거래가격이 삼백 냥을 넘는다면 제 값 이상의 가격을 치루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산술적으로 운가의 표물가격을 최고로 잡아준다 하여도 은자 육만 냥에 불과했고, 위약금으로 세배를 지불한다 하여도
이십만 냥을 넘지 않는다. 그 정도라면 용문수로표국이 충격을 받아도 휘청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철검의 값어치는 그렇게 단순히 산술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철검 이백자루는 확실히 시중에 나도는
보통의 검과는 달랐다.
탁탑참요검(托塔斬妖劍)이라 했다.
왜 이백 자루나 되는 검을 새로이 주조하게 되었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요괴를 퇴치하는 천장(天將)
탁탑천왕(托塔天王)의 오대신병 가운데 하나인 참요검을 빈 검명(劍名)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일반의 용도와는 다른 주술적인
힘이 깃들어 있으리라.
곽자렴도 표물을 맡기 전부터 이미 사천의 사대거두 가운데 한 사람이며 천북제일무가 운가의 가주인 무극신검(無極神劍)
운검정(雲劍正)이 그 검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 들어 알고 있었다.
운검정이 직접 상질의 철을 구했고, 보통 사람이라면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다는 무당파의 재전장로(齋殿長老)
보천자(補天子)가 모든 제례(祭禮)를 도맡았으며, 단지 검을 주조하기 위하여 검각현과 주조소(鑄造所)가 있는 호북성
홍호현(洪湖縣)에 탁탑천왕을 모시는 사당을 열었으며, 그것을 위해 투입된 자금만도 물경 이십만 냥에 이른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철검주조를 위해 투입된 시간이었다.
오년!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사천 사대 세력의 하나인 천북제일무가의 가주가 장장 오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나온
결과물이 탁탑참요검이었다.
그런 물건을 잃어버렸으니 곽자렴으로서는 용문수로표국을 내어 놓으라 해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곽자렴은 일언반구도 하지 못한 채 흥건하게 젖은 손수건을 다시 이마로 가져갔다. 그리고 눈길을 비틀어 꽉 닫힌 방문을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용문수로표국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남포 포구도 예전과 달리 썰렁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물론 잔뜩 찌푸린 하늘이 예고하는
것처럼 곧 우기가 시작되면 남포현은 근 두 달이나 포구의 기능을 상실하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구에 실어달라고
기다리는 화물들을 볼라치면 정작 포구가 썰렁한 이유는 용문수로표국에 있는 것이리라.
그렇게 한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움마저 감도는 포구로 팔노등선 한 척이 힘겹게 들어서고 있었다. 바람이 없는 탓에 물길을
역행해야 하는 사공들의 노질은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지만 사공들은 이상하게도 기운을 돋우는 말이나 노래조차 없이 묵묵히
노질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배가 마침내 포구에 닿았다. 선수에서 선타를 잡고 있던 털북숭이 중년인이 사람은 없고 화물만 가득한 포구의 전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선수 근처에 돌돌 말려있던 밧줄의 끝을 잡고 선착장에 올라섰다. 그리고 익숙한 솜씨로 밧줄을 선착장의 말뚝에
고정시키고 배 쪽을 향해 말했다.
“올라오게.”
오른쪽 팔에 부목을 댄 창백한 얼굴의 청년 하나가 노수들의 부축을 받으며 선착장으로 올라섰다. 중년인이 청년을 다시
부축했다.
“가세.”
중년인이 청년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러나 청년은 그 말을 무시하고 힘없는 눈으로 포구의 전경을 둘러보았다. 환희가 흐르고
슬픔이 겹치며 괴로움으로 비틀린 그의 눈에서 결국 두 줄기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살아버렸구나. 살아서 이 땅을 다시 밟을 줄이야. 나 혼자서 이렇게---.”
청년의 감정을 이해하여 기다려 주던 중년인이 다시 청년을 잡아끌었다.
“장오! 서둘러야 하네. 아버님께서는 지금 자네가 절실하게 필요하실 걸세.”
용문비선 일호의 유일한 생존자인 장오는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듯 한숨을 내쉬고서 중년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국주! 왔습니다.”
밖에서 들려오는 외침을 듣자마자 곽자렴은 의자가 넘어질 정도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곽자렴은 방안에 운녹산과 말없는 두
중년인이 있다는 것마저도 잊고서 방문으로 달려갔다.
곽자렴이 막 문을 여는 순간 두 사람이 방문 앞으로 다가섰다. 곽자렴은 털북숭이 사내의 어깨 너머로 언뜻 엿보이는 왜소한
청년의 얼굴을 확인하고서 화들짝 놀라며 외쳤다.
“장오? 너 장오가 아니냐?”
털북숭이 중년인은 말없이 곽자렴과 장오의 사이에서 비켜섰다.
장오는 놀람과 기쁨이 동시에 감도는 곽자렴의 얼굴을 마주 대하자마자 억눌러두었던 참괴함이 터져 올라 자신도 모르게 무릎
꿇었다.
“국주님! 으허허허헝! 이 놈만 살아 돌아왔습니다. 으허허허헝!”
곽자렴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눈물 흥건한 장오를 바라보다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장오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일어나라. 이렇게 울지만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다오.”
도대체 몇 번이나 정리했는지 모른다. 곽자렴을 만나게 되면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기 위해 떠올리기도 괴로운 그 날의 일들을
수백수천 번이나 더듬어 혹시라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점검했었다. 그때마다 자신의 비겁함마저 떠올라 몇 번이나 울고 또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막상 곽자렴의 얼굴을 대하자마자 정리해 두었던 말들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고, 오로지 혼자 살아왔다는 자괴감과
표사답지도 무인답지도 못했던 비겁함만이 떠올라 한 마디도 뱉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내막을 모르는 곽자렴은 장오의 울음이 쉽게 멈출 것 같지 않아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운녹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회의 기쁨은 뒤에 나누어도 될 것 같습니다만.”
얼굴을 보지 않아도 어떠한 표정을 하고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는 싸늘한 음성이었다.
곽자렴은 눈을 감고 고개를 살래 흔든 후에 털북숭이 사내에게 고개를 돌렸다. 털북숭이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 죽어가는 걸 파동(巴東)에 사는 어부가 구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막은 오는 도중에 다 들었습니다.”
곽자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냐? 그럼 네가 먼저 들어오너라.”
곽자렴은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바닥에 이마를 대고 있는 장오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린 후에 방안으로 들어갔다.
곽동량(郭棟亮)이 그 뒤를 따랐다.
곽동량은 그가 조사하고 뒤에 장오로부터 들은 사건의 전말을 차분하게 보고했다.
곽자렴은 만자강과 표사들이 모두 죽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사색이 되어 눈을 감았다. 그러나 몇 번의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곽동량에게 물었다.
“허면 토가족 사람들은?”
곽동량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 일을 해주는 토가족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삼협 근동에 흔히 보이는 토가족 사람들마저 종적이 묘연합니다. 아마도 모두
부락으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곽자렴이 난감한 눈빛을 드러내며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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