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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는 이 일가친족이 아니면
언제 이리 승냥이 될지 몰라.
아침에 모진 호랑이 피하고
밤새 긴 뱀 피했건만
이를 갈고 피를 빨아
사람 죽이는 것이 미친 마귀와 같도다.
금성이 아무리 좋다하나
일찍 집으로 돌아감만 못하리라.
촉으로 가는 길 어려워라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더 어려워라
몸 추켜세워 서쪽 바라보며 길게 탄식할 따름이라.
이백이 촉도난의 뒷부분에서 묘사한 것처럼 중원에서 사천으로 가는 육로는 검각산(劍閣山) 칠십이봉의 그 좁고 험준한 산길을
통해 검문관(劍門關)을 지나는 길이 유일하다 할 것인데, 길이라고는 하나 어지간한 장정들이라도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므로 삼협의 격류를 거슬러 올라오는 수로만이 평범한 사람들의 유일한 외부 교통로라 하는 데는 이견이
없으리라.
* * *
한 척의 배가 힘겹게 물살을 헤치며 삼협의 시발인 구당협을 빠져나오고 있다. 배가 계류를 탄 낙엽처럼 갈지자로 움직이며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어 심히 위태롭게 보였다. 그러나 삼협의 뱃길을 아는 사람이라면 배를 모는 사람이 삼협의 바닥구조까지
샅샅이 꿰고 있다고 감탄하리라. 위태롭게 보여도 그 한번 한번의 움직임이 결국은 격류의 약한 결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배는 삼협의 격류를 헤쳐 나가기 적합하도록 특별히 고안된 팔노등선(八櫓等船)은 아니었다. 팔노등선보다 더 길고 옆이
통통하여 길이가 칠장에 배의 중심 폭이 이장 반에 이르렀으며, 무려 열여덟 개의 남목(楠木)으로 된 노들이 배의 좌우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거기다가 대오리를 엮어 만든 돛은 중년 아낙의 넉넉한 둔부처럼 사천 방향으로 펑퍼짐하게 부풀어
있어, 배가 순풍을 만났음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칠장에 이르는 삼나무 돛대의 끝에는 물살을 가르는 용 문양의 붉은 깃발이 펄럭이는데, 그 표식은 바로 배가 삼협의 교통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용문수로표국(龍門水路鏢局)의 용문비선(龍門飛船)임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배안의 풍경은 독특했다. 열여덟 명의 가무잡잡한 피부의 노수들이 누런 천으로 하물만을 가린 채 뻘뻘 땀을 흘리며 노를 젓고
있었다.
선수 부근에서는 노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여섯 명의 청의경장인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늘어져있었다.
청의의 가슴 부위에 붉게 용문이라고 수놓아져 있고 주위에는 반드시 병장기가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그 들어가기 힘들다는
용문수로표국의 표사들이었다.
뾰족한 선수 쪽에 가장 가까운 난간에 기대어 앉아있던 동안의 신출내기 표사 장오(張娛)가 노를 저을 때마다 살짝살짝 드러나
보이는 노수(櫓手)의 하물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다른 표사들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자 곧 지그시 눈을 감고
노수들이 노질에 맞추어 부르는 이국 말의 뱃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곡조는 빠르지만 왠지 구슬프고 비장하게 들렸다.
잠시 후 장오가 눈을 뜨며 비슷한 자세로 옆에 앉아있는 선배 표사 오량의 옆구리를 찔렀다. 별명이 마두(馬頭)인
오량(吳良)은 긴 얼굴을 찡그리며 장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장오는 오량의 귀찮다는 기색을 무시하고 노수들에게 턱짓을 해보였다.
“형님. 처음 듣는 뱃노랜데요. 무슨 뜻인지 아시우?”
오량이 얼굴을 더욱 길게 늘어뜨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그러게? 이상하네. 토가족(土家族) 친구들과는 벌써 수년을 함께 다녔는데, 저 노래는 처음이야. 어째 좀 다른 걸.
힘을 돋우어야 하는데 왜 저런 노랠 부르지? 왠지 힘 빠지는 노랜데.”
모르고 있다가 물으니 더 궁금증이 생긴 듯, 오량은 주변의 동료들에게 두루 물었다. 그러나 모두들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 용문비선에는 용문수로표국이 표사들보다 더 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조타와 노질 그리고 돛대의 조종과 기타
배의 모든 잡일까지 도맡아 하는 스물 세 명의 토가족 사람들이었다.
이족인 토가족은 호북(湖北)과 사천의 삼협 주변 고원지대에 몇 개의 부락을 이루며 사는 부족인데, 그 성정이 선량하고
성실하며 특히 삼협의 물길에 가장 밝은 부족이었다.
삼협의 깎아지른 절벽에 구멍을 내어 그곳에 조상의 시신을 안치하는 풍속을 지닌 그들에게 있어, 삼협은 선산(先山)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곳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삼협 구석구석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꿰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리라.
그들은 마치 서로의 영혼을 하나로 묶어 놓은 듯, 보통의 노수들이 도선수의 구령이나 물길에 밝은 고수의 북소리에 맞춰
노질의 완급을 조절하고 돛을 운용하는데 반해, 동시에 부르는 노랫가락 하나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냈다. 그래서
용문수로표국은 도선수의 일이라 할 수 있는 조타까지 그들에게 아예 맡김으로서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고 있었다.
용문수로표국주 수룡신검(水龍神劍) 곽자렴(郭慈廉)이 그들을 얼마나 중히 여기나 하는 것은 “수신(水神)과 풍신(風神)의
가호(加護)와 토가족 사람들의 도움이 없다면, 본 표국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라고 한 그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그런 까닭으로 토가족 사람들을 내심 미개한 이족이라고 비웃는다 하여도 대놓고 멸시하는 표사들은 아무도 없으며, 대부분의
표사들은 오히려 편안하고 안정된 여정을 제공하는 친구라며 스스럼없이 대하고 있었다.
장오는 혀를 차고서 다시 난간에 기대어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때 오량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장오의 옆구리를 찌르며
훈계조로 말했다.
“막내야. 모르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알아내야 할 것 아니냐? 젊은 놈이 그렇게 금방 포기해 버리면 쓰겠어? 갔다 와.”
장오는 괜히 물었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밥 먹은 지 금방이라 너무나 노곤하여 한번은 뻗대어 볼 요량으로
말했다.
“어딜 갔다 오라구요?”
오량이 난간에서 등을 떼고서 안그래도 험악한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뜨리며 왼손으로 오른손 주먹을 어루만졌다.
“쓰으---.”
오량의 묘한 손놀림과 절정의 위협음에 굴복한 장오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기운을 모아 하체로 보내고서
흔들리는 배의 움직임에 자신의 몸을 동화시켰다. 그는 선미(船尾)로 이동하면서 선 채로 노를 젓는 토가족 사람들에게 일일이
미소를 보냈다.
‘하! 신기하기도 하지. 난 우보천리(牛步千里)를 시전하고도 이렇게 힘겨운데 어떻게 저렇게 여유 있게 노를 저을까?’
말이 통했다면 굳이 선미까지 갈 필요도 없을뿐더러 노 젓는 비결까지 물어보았으리라. 장오는 토가족 말을 배울까 고민하면서
비틀거리며 움직였다.
쏴아아아아!
장오는 뱃전을 비켜나가는 격류의 울부짖음을 예사롭게 들으며 사람보다는 표물에게 더 안락한 선실 옆의 좁은 통로를 지나
선미로 이동했다.
장오는 선타에 손을 얹고 있는 무표정한 토가족 초로인 타노를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선실의 외벽에 등을 기대어 신형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도선수나 다름없는 타노의 옆에서 등을 진 채 삼협의 장관을 바라보고 있는 청의경장인을 꿈꾸는 듯한
눈빛으로 지켜보았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청의경장인이 호쾌한 목소리로 외쳤다.
“좋아, 아주 좋아. 수신께서는 곤히 주무시고 풍신께서는 무리 없이 밀어주시는구나. 마지막 표행이 이리도 순조로우니 올해는
재수가 좋으리라.”
장오는 깜짝 놀랐다. 사내는 장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표국의 피붙이도 아니면서 서른일곱의 나이로 용문비선 일호의 책임자가
된 용문수로표국의 표두(鏢頭) 비천어검(飛天漁劍) 만자강(万自强)이 바로 그였다.
장오는 그를 보면서 십 오 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 그의 입에서 마지막 표행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으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만 표두님?”
만자강이 돌아섰다. 느슨하게 속발 튼 머리는 단정하고, 각이진 얼굴과 두툼한 입술은 사내다움이 흐르며, 날카로운 눈매에는
흐릿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만자강이 눈가에 맺혔던 미소를 얼굴 전체로 퍼트리며 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 장오. 여전히 어색하구나.”
표사들 가운데서 체구가 유난히 작은 편인 장오가 삼척 반이 넘는 도를 차고 다니는 모습은 언제나 웃음거리였다. 그래서 그의
걸음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좌향보(左向步)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었다.
평소의 장오 같았으면 얼굴을 심하게 붉혔으리라. 그러나 오늘은 만자강의 장난스런 말마저도 무시하고 급히 물었다.
“만 표두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 마지막 표행이라니오?”
“하하하! 오해를 했구나. 네 녀석은 귀를 닫고 사느냐? 장마철이 되면 장강 수위가 올라가서 삼협의 물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어진다. 그때가 되면 여기 타노마저도 삼협에 발을 담구지 않는다.”
만자강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타를 잡고 있는 토가족 초로인 타노를 흘끔거렸다. 그러나 노인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물길만
바라볼 따름이었다.
장오는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터뜨렸다.
“아! 하신(河神)의 기지개 말입니까? 벌써 때가 되었나? 그렇네요. 장마철이 다 되어가는군요. 에이! 별로 쉬고 싶지
않은데---.”
만자강은 투덜거리는 장오가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기야 네 녀석에게는 한참 재미있을 때구나. 반년이 조금 넘었지? 하지만 난 그 기간이 좋다. 비록 상계의 일각에 발을
담고 있다만 나 또한 무인! 수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장오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어디를 가나 애송이 취급을 받고는 있다지만 그 또한 무인이라면 무인이었다. 그것도 십
수 년 후에는 만자강처럼 되겠다는 포부를 지닌 무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련보다는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낼까 궁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근데 무슨 일로 왔더냐?”
만자강의 물음으로 정신을 차린 장오는 타노를 힐끔 보았다가 물었다.
“저 노래 들어보셨어요? 처음 듣는 거라며 무슨 뜻인지 모두 궁금해 하는데요?”
만자강이 바람에 실려 오는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 그렇군. 물소리 경쾌해 흘려들었어. 과연 평소에 부르던 사공의 노래가 아니구나.”
만자강은 뜻풀이를 기다리는 장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만자강은 토가족 말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히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필요한 몇 가지 단어와 문장을 외운
것에 불과했다.
사실 그 이상은 필요 없었다. 서로의 영역이 달라 의사를 교환할 일이 별로 없었고, 타노는 한어를 할 줄 아는 탓이었다.
하지만 한 마디 말도 섞지 못하는 다른 표사들은 만자강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만자강은 띄엄띄엄 몇 개의 단어를 알아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결국 뜻 파악하기를 포기한 만자강은 타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타노가 문득 만자강을 응시했다. 만자강은 간만에 마주한 타노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만자강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방금 타노의 눈빛을 보면서 그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떠올려야 했다.
타노는 강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장오가 온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죽창 깎고 화살촉 만들어
가시덤불 헤치고 산을 헤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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